레버리지 ETF 규제 첫날 거래대금 4분의 1로 급감…투자자 자성론 확산
핵심 요약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3000만원 규제 시행 첫날 거래대금이 직전 거래일의 4분의 1로 급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급등으로 레버리지 ETF 가격은 50~60% 치솟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업 가치보다 변동성을 좇는 투기 문화에 대한 자성론이 확산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문턱을 높이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지난달 31일 시행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투기적 시장 문화에 대한 반성이 커지고 있다.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한 제도가 적용된 첫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직전 거래일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16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전날 12조40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거래량도 대표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4억8889만주에서 1억1692만주로 급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삼성전자가 26% 넘게 오르면서 레버리지 ETF 가격은 50~60% 치솟았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58~60%,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51% 안팎 상승했다. 가격 급등과 거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와 시장 움직임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를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기업 실적보다 하루 변동성이 중요해졌다며 레버리지 자금이 몰리고 초단기 매매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대표 기업이 실적이 아닌 레버리지와 단기 투기로 흔들리는 모습이 지속되면 한국 시장에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요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투자자도 ETF 리밸런싱과 레버리지 청산, 과열된 투자심리가 기업 가치보다 먼저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동산·금융 전문 변호사인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변호사는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복리의 저주'라고 표현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시장에서는 기본예탁금 상향이 첫날 투자심리를 억제한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래량 감소에 대해 정책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장 초반부터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규제 효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