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장기 미결구금 해소 위한 대규모 사면
핵심 요약
레바논 의회가 교도소 과밀과 장기 미결구금을 줄이기 위한 대규모 사면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사형수와 무기수의 형량을 17년으로 낮추고 가석방 최소 복역 기간을 12년으로 줄였다. 정파별 사면 요구가 법안에 반영됐지만 실제 석방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레바논 의회가 12일 일반 사면을 확대하고 일부 범죄의 형량을 낮추는 사면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1991년 이후 35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사면 입법으로, 확정판결 없이 14년 넘게 갇힌 미결수 문제와 수용률 300%에 이른 교도소 과밀, 장기간 이어진 재판 지연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레바논의 25개 교도소와 임시 구금 시설로 주로 쓰이는 229개 구금센터·유치장에는 모두 8천576명이 수용돼 있으며, 이 중 5천756명이 미결 구금 상태다. 전체 수감자 5명 가운데 4명꼴로 최종 재판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남부와 바알베크 지역 수감자들이 대거 옮겨지면서 과밀 문제도 한층 심해졌다.
개정법은 사형수와 무기수의 형량을 징역 17년으로 줄이고, 가석방에 필요한 최소 복역 기간을 14년에서 12년으로 단축했다. 실제 복역 9개월을 징역 1년으로 계산하는 현행 방식에 따라 17년형의 수감 기간은 12년 9개월에 해당한다. 2000년 이후 이스라엘로 도피한 레바논 시민이 귀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사면 논의에는 정파별 요구가 함께 반영됐다. 2024년 바샤르 알 아사드 축출 뒤 시리아 내전 관련 혐의로 투옥된 트리폴리 출신 이슬람주의 수감자 문제가 부각됐고, 헤즈볼라와 아말의 기반인 바알베크·헤르멜에서는 마약 범죄와 차량 절도 사면 요구가 이어졌다. 기독교계 정당들은 2000년 이스라엘군 철수 당시 이스라엘 측 민병대에 가담한 뒤 도피한 이들과 그 가족의 포함을 주장했다. 석방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의회는 사면법 처리 전날 사형제 폐지 법안도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