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사 보상금 노린 위장 결혼 잇따라
핵심 요약
러시아에서 참전 군인과 위장 결혼한 뒤 전사 보상금을 가로채는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신속한 혼인 지원 제도와 최소 500만 루블의 보상금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간호사와 군 관계자 등이 연루된 사건까지 드러나면서 정부 차원의 단속 요구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군인과 입대 직전 위장 결혼한 뒤 전사 보상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검은 과부’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군인이 전사하면 직계 가족에게 최소 500만 루블, 약 8천840만원의 일시금이 지급되는데 법적 배우자가 된 여성이 다른 친족을 배제하고 이를 수령하는 수법이다.
마리아 씨의 59세 아버지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22세 연하 여성과 혼인한 지 이틀 만에 입대했고, 최전선에서 전사했다. 가족과 일면식도 없던 새 아내는 직계 친족 자격으로 보상금 수령권을 얻었다. 아버지가 거주하던 아파트까지 이미 매각됐으며 법적 미망인은 이후 자취를 감췄다.
러시아 정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병의 사기와 전투 동기를 높이기 위해 결혼을 적극 장려했다. 통상적인 대기 기간 없이 혼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합동결혼식을 열어 절차도 간소화했다. 그러나 최전선에 투입된 군인의 생존율이 극히 낮은 상황과 신속한 혼인 제도가 맞물리면서 보상금을 겨냥한 범죄에 악용됐다.
군 병원 간호사가 부상병 5명과 사망 전 각각 결혼해 보상금을 챙긴 혐의로 해고됐고, 군 관계자들이 여성들과 공모해 새로 입대한 남편을 위험한 임무에 보낸 뒤 보상금을 나누려 한 사건도 드러났다. 신병과의 결혼을 부동산 마련 수단으로 소개한 중개인은 기소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하원의원은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참전 군인 가족을 보상금 사기와 각종 금융 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