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산업현장 파고든 북한 여성 인력
핵심 요약
러시아에서 김밥 제조가 가능한 북한 여성 40명을 작업조 단위로 모집하는 광고가 등장했다. 하루 11시간씩 월 26~28일 일하지만 명목 임금 대부분이 북한 당국과 중개업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 목적 입국을 활용한 북한 인력의 산업 현장 배치가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통로로 부상했다.
러시아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아비토에 김밥 제조에 능숙한 북한 여성 40명을 모스크바 지역 사업장에 투입한다는 구인 광고가 등장했다. 인력업체 ‘원더풀 임플로이어’가 제시한 모집 단위는 개인이 아닌 40명 규모의 작업조다. 식당뿐 아니라 생산 라인과 섬유 공장, 농업 시설에서도 일할 수 있는 인력으로 소개됐다.
근무 조건은 하루 11시간, 월 26~28일이며 시간당 임금은 480루블, 약 8,200원으로 제시됐다. 다만 명목 임금의 75~90%가 중개업자와 북한 당국에 넘어갈 것으로 추정돼 노동자의 실제 수령액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집단 단위 고용 방식은 노동자의 이탈을 막고 감시와 통제를 유지하는 북한식 해외 인력 관리와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인근 만두 공장과 섬유 공장, 농업 시설,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센터 등에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확인됐다. 북한식 한국어 통역사를 구하는 채용 공고도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노동력 부족이 심해진 러시아 기업의 수요와 외화 확보를 확대하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결합하면서 투입 업종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해외 북한 노동자의 신규 고용은 2017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노동허가 금지 및 본국 송환 조치와 충돌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교육 목적의 입국 자격을 우회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2024년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주민은 1만3,221명으로 전년보다 약 12배 늘었고, 이 가운데 교육 목적 입국자는 7,887명이었다. 지난해 발급된 교육 비자도 약 3만6,000건으로 제시돼 학생 신분을 내세운 산업 현장 배치가 확대되는 양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