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전 정당 야블로코, 9월 총선서 배제
핵심 요약
러시아 대법원이 반전 성향 야블로코당의 후보 등록을 취소해 9월 총선 출마를 막았다. 야블로코는 선거자금과 외국 자금 유입 등 여러 의혹을 부인하고 항소할 방침이다. 전쟁 반대와 휴전·평화를 내건 야블로코의 배제로 공개적인 반전 정당은 총선에서 빠지게 됐다.
러시아 대법원이 10일 야블로코당의 후보 등록을 취소하면서 이 정당은 오는 9월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야블로코는 러시아에 등록된 정당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유일한 정당이다. 총선에 참여하는 나머지 10개 정당은 전쟁을 지지하거나 공개적인 비판을 삼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말 야블로코의 출마를 허용했으나 대법원 결정으로 상황이 뒤집혔다.
소송은 친크렘린 민족주의 정당 로디나가 제기했다. 로디나는 야블로코의 전쟁 반대 입장이 러시아의 영토 보전을 해치는 불법 주장이라며, 신고하지 않은 선거자금과 선거비용 한도 초과, 저작권 침해 의혹도 제시했다. 야블로코 홈페이지에 대법원이 2023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한 ‘국제 성소수자 운동’을 지지하는 자료가 게시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금융감독 당국은 재판에서 독일과 미국 등의 자금이 제3자를 거쳐 야블로코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야블로코는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항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동 창당자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정치위원장은 선거 배제가 당국에 불편한 질문을 제기하는 시민들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조치라는 입장을 냈다. 그는 평화와 자유, 공포 없는 삶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블로코는 과거 의회의 주요 자유주의 세력이었지만 2003년 이후 하원인 국가두마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야블로코는 이후에도 선거에 계속 참여하며 체첸 전쟁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반대해 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휴전과 외교, 평화, 핵전쟁 방지와 정치적 탄압으로부터의 자유를 내걸었다. 물가 상승과 인터넷 차단,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합러시아당 지지율은 33%까지 낮아졌고 야블로코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주요 인사들은 후보 명부 승인 전 수감되거나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돼 출마 자격을 잃었다. 부의장 막심 크루글로프는 부차와 마리우폴의 민간인 피해를 소셜미디어에 언급한 뒤 러시아군 관련 허위정보 유포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