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향수 매장 몰린 북촌과 서촌, 치솟는 임대료
핵심 요약
북촌과 서촌 상권이 러닝·향수·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노포와 문화 공간이 사라지는 사이 임대료와 권리금, 건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방문객 증가와 대형 자본 유입으로 주민 불편과 지역 정체성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북촌과 서촌의 상권이 스포츠·향수·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은 휴식 공간과 라커를 갖춘 러닝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살로몬에 이어 프로스펙스와 나이키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한복 대여점과 한식당이 있던 거리에는 대형 상가 공사가 진행되고 올리브영과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도 들어섰다.
서촌에서는 48년간 영업한 청하식당이 철거된 자리에 신축 상가가 올라가고 있다. 한강 작가가 운영한 책방오늘도 임대료 부담으로 지난달 문을 닫았으며 주변에는 화장품점과 잡화점, 러닝 용품 편집숍이 자리 잡았다. 북촌에서는 2022년 이후 논픽션과 탬버린즈 등 향수 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었고, 옹기 장인이 운영하던 징광옹기 자리에도 새 향수 매장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상권 지표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올해 1분기 가회동은 서울의 뜨는 상권 6위에 올랐고, 청운효자동은 점포 수가 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매출액과 유동인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두 지역 모두 외식업 비중은 감소하고 소매업 비중은 확대됐다. 의류 소비 비중은 북촌 11.6%, 서촌 9%였다. 2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북촌 0.0%, 서촌 8.6%였고 북촌 중대형 상가는 1.9%를 기록했다.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북촌로 3층 건물의 월세는 5000만원 수준이며 서촌 통의동 권리금은 3억~5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상가 건물 매매 호가는 청운동이 3.3㎡당 약 5000만원, 통의동은 약 1억3000만원에 이른다. 방문객 증가로 주민 불편까지 커지자 종로구는 2024년 북촌 한옥 거리를 특별관리구역 레드존으로 정하고 관광객 통행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했다. 대형 자본 유입과 임대료 상승이 이어지면서 골목의 획일화와 지역 정체성 약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