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조선·흑해 항만에 드론 방어망 등장
핵심 요약
러시아 유조선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피하려고 선교 주변에 그물망과 금속 케이지를 설치했다. 흑해 함대가 주둔한 노보로시스크항 해군기지 주변에서도 그물망과 방어 시설이 확인됐다. 미국은 원유시장과 자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흑해 유조선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피하려는 러시아 유조선과 흑해 항만 시설에 그물망과 금속 구조물이 설치된 모습이 잇따라 확인됐다. 유럽연합과 영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유조선 카루조호는 지난 11일 선체 일부를 그물망으로 가린 채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흑해 밖으로 이동했다. 해상에서 러시아 선박이 이 같은 방어 장비를 두른 장면이 포착된 것은 최근까지 보기 어려웠다.
튀르키예 해상 운송 분석가 요루크 이시크가 촬영한 카루조호 사진에는 선장이 선박을 조종하고 지휘하는 선교의 측면을 따라 그물이 쳐져 있고, 선교 지붕에는 금속 케이지가 설치된 모습이 담겼다. 서방의 제재 명단에 포함된 또 다른 러시아 유조선 리즈벨호도 이스탄불 남쪽 마르마라해에서 그물망을 두른 채 항해했다. 카루조호 선원들은 선교를 가린 그물 안쪽에서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도로 등 육상 시설에 그물망을 광범위하게 설치해 왔다. 육상 방어망과 금속 케이지는 비교적 정교하게 구축된 반면, 러시아 유조선에 씌운 장비는 임시로 마련한 형태에 가까운 것으로 관찰됐다. 위성사진에서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는 노보로시스크항 해군기지 주변에도 그물망을 비롯한 여러 방어 시설이 배치된 정황이 드러났다.
흑해 선박을 둘러싼 드론 공격은 원유 운송과 국제 시장에 미칠 파장 때문에 외교 현안으로도 떠올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흑해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의 선박 공격이 국제 원유시장을 흔들고 미국 기업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요청의 배경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