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리·이신영, 네 손으로 펼치는 오르간의 춤
핵심 요약
올리비에 라트리와 이신영이 10월 6일 서울에서 8년 만의 국내 부부 듀오 공연을 연다. 라모와 바흐, 라벨, 보로딘을 거쳐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네 손으로 연주한다. 두 연주자는 일상의 교감과 공통된 음악 원칙을 바탕으로 오르간의 춤과 오케스트라적 음향을 구현한다.
오르가니스트 부부 올리비에 라트리와 이신영이 10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6 오르간 시리즈 II ‘포 핸즈’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두 사람이 한국에서 부부 듀오 무대를 꾸미는 것은 8년 만이다. 스승과 제자에서 부부이자 예술적 동반자로 관계를 넓혀 온 두 연주자는 일상에서 쌓은 교감이 무대에서 한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호흡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공연은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 라모의 ‘야만인의 춤’ 듀오 연주로 문을 연다. 라트리의 바흐 ‘샤콘느’ 독주와 라벨의 ‘일출’, 이신영이 직접 편곡한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 독주가 뒤를 잇는다. 절정은 스트라빈스키가 네 손을 위해 직접 편곡한 ‘봄의 제전’이다. 두 사람은 시대와 국가마다 다른 춤의 언어와 라벨·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오케스트라적 면모를 오르간의 다채로운 음색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하나의 오르간을 두 연주자가 함께 다루는 포 핸즈는 건반과 페달뿐 아니라 신체 동선까지 세밀하게 맞춰야 하는 고난도 방식이다. 특히 ‘봄의 제전’은 콘솔 위에서 안무를 펼치듯 모든 동작을 익히고, 상대를 방해하지 않는 각자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좁은 건반 앞에서 신체 접촉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서로 다른 성장 환경과 배움의 과정을 넘어 음악 앞에서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공통 원칙이 하나의 호흡을 만든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전속 오르가니스트로 40여 년간 활동한 라트리는 춤이 수 세기 동안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준 소재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신영은 오르간이 폭넓은 음향과 깊은 호흡을 지닌 악기인 만큼 순간적 자극보다 정통 레퍼토리의 진정성과 위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해외에서는 꾸준히 함께 연주해 온 두 사람에게 이번 공연은 이신영의 고국에서 다시 나란히 서는 특별한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