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땅속 50년 묻힌 폭탄,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견
핵심 요약
라오스 까시군 불발탄 제거 현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불발탄이 발견된다. 베트남전쟁 당시 투하된 집속탄 자탄 등이 아직도 땅속에 남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라오스 당국은 우선순위를 정해 제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모든 불발탄을 제거하는 데는 최대 1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라오스 비엔티안주 까시군의 한 농촌. 겉보기에는 평범한 밭이지만, 땅속에는 베트남전쟁 당시 투하된 불발탄이 수없이 묻혀 있다. 현장에 도착해 출입 명부를 작성할 때 이름과 생년월일뿐 아니라 혈액형까지 적어야 했다. 의료진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신속한 응급조치를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눈앞의 땅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취재 첫날, 탐지 작업 중이던 대원이 불발탄 발견을 알렸다. 테니스공 크기의 집속탄 자탄이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원들은 깃발을 세우고 모래주머니를 쌓은 뒤 폭약을 설치했다. 모든 인원이 200m 이상 떨어진 안전지대로 이동한 후 기폭 장치가 작동했다.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치솟고, 50여 년간 묻혀 있던 폭탄이 사라졌다.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불발탄이 계속 나왔다. 캄싱 핌판타원 총책임자는 “이곳에서는 하루에 많게는 20∼30개의 불발탄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라오스는 세계에서 1인당 불발탄이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은 호찌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라오스에 200만 톤 넘는 폭발물을 투하했다. 그중 집속탄 자탄만 2억 7000만 개가 넘었고, 30%인 약 8000만 개가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까시군은 비엔티안에서 북부로 이어지는 주요 교통로로, 당시 집중 폭격을 받았다. 라오스 당국은 사상자 발생 지역이나 학교, 농경지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곳을 우선으로 제거 작업을 진행한다.
까시군에서는 2021년 2월 불발탄 폭발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은 뒤 제거 작업이 본격화됐다. 현재까지 4개 마을 주변 작업을 마쳤으며, 올해는 18헥타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풀과 나무를 걷어내고 탐지기로 일일이 확인해야 해 작업 속도는 더디다. 7월부터 9월까지는 우기여서 작업도 중단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라오스의 모든 불발탄을 제거하는 데 최대 13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 현장에서 작업 속도를 지켜보니 결코 과장처럼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