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냉각수, 유럽 원전 가동 흔들었다
핵심 요약
폭염과 가뭄으로 냉각수 여건이 악화되면서 프랑스와 헝가리 원전의 가동과 출력이 영향을 받았다. 기후위기는 원전 수요를 높이는 동시에 냉각·입지·안전설계의 전제도 바꾸고 있다. 한국은 발전원별 특성과 미래 기후를 함께 반영한 전력 시스템과 원전 설계가 필요하다.
올여름 유럽을 덮친 폭염과 가뭄이 원자력발전소의 운전 조건까지 흔들었다. 프랑스는 5일 장기간 이어진 무더위와 가뭄으로 뫼즈강 수위가 환경 규정을 지키며 냉각할 수 있는 수준 아래로 내려가자 슈즈 원전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른 프랑스 원전들도 강물 온도 상승으로 출력을 낮췄고, 헝가리 팍스 원전은 다뉴브강 수위가 크게 떨어지면서 발전량이 급감했다.
이번 출력 감소는 사고나 핵연료 부족이 아니라 냉각수의 온도와 양에서 비롯됐다.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혀야 하므로 물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냉각 효율이 떨어지고, 가뭄으로 강물이 줄면 필요한 냉각수 확보도 어려워진다. 냉각 후 데워진 물을 하천에 방류할 때 수온이 환경기준을 넘을 가능성이 생겨도 출력을 조절하거나 가동을 멈춰야 한다.
탄소중립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에너지 안보, 전기화와 인공지능·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는 원전을 다시 주목받게 했다. 세계 원전 발전량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지만, 기후변화는 장기 운전에서 고려할 외부 위험으로 떠올랐다. 폭염과 가뭄뿐 아니라 홍수, 해수면 상승, 폭풍도 원전 입지와 냉각 방식, 안전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7일 오후 전체 전력수요가 약 104GW까지 치솟았지만 자가용·전력구매계약 태양광이 한낮 수요를 현장에서 일부 감당했다. 발전량을 끌어올린 요인은 고온이 아닌 강한 일사량이며 해가 지면 공급이 빠르게 줄어드는 한계도 뚜렷했다. 대부분 해안에 자리한 한국 원전은 유럽의 하천 냉각 원전과 조건이 다르지만, 수십 년간 운전할 신규 원전은 2050년과 2060년의 해수 온도와 해수면, 폭염과 태풍을 반영해 안전성과 경제성, 적응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