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제작만으로도 배상 책임 인정
핵심 요약
딥페이크를 실제로 유포하지 않았어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동부지법은 피해자 A씨에게 위자료 1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도 같은 가해자를 상대로 한 별도 소송에서 위자료 800만원 지급을 명했다.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을 제작한 뒤 실제로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는 민사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6단독 이하림 판사는 피해자 A씨가 가해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가 위자료 12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난달 8일 판결했다.
B씨는 2024년 6월부터 7월까지 합성 사진 기능을 갖춘 텔레그램 AI 봇을 이용해 대학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A씨의 얼굴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했다. 이런 방식으로 A씨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를 모두 8차례 제작한 뒤 자신의 외장하드에 저장했다. 다만 해당 허위 영상물을 실제로 전시하거나 반포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앞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A씨를 포함한 피해자 23명과 관련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민사재판부는 반포 등을 목적으로 영상을 만들고 보관한 행위 자체가 A씨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상이 아직 퍼지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전시되거나 반포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A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배상액에 반영했다. 제작 경위와 횟수, 피해자가 입은 충격, 불법행위의 중대성을 종합해 위자료를 1200만원으로 정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5월 28일 같은 B씨를 상대로 C씨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같은 취지로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위자료 800만원 지급을 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