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조작 주장, 투표율 오입력과 무관… 전문가들 '음모론' 경고
핵심 요약
장동혁 대표가 투표율 오입력 정황을 근거로 득표율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수사와 재검표에서 조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투표율과 득표율은 개념이 달라 오입력이 조작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증거 없는 음모론적 주장이 선거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두고 '득표율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국 단위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 대표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시간대별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근거로 "투표율을 조작할 수 있다면 득표율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사와 재검표 결과에서 득표율 조작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투표율과 득표율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장 대표의 주장을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의 감시·감독도 없이 선관위 직원이 숫자를 마음대로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서 '선관위 특검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모든 과거 선거의 개표 시스템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 27일 중앙선관위를 직접 찾아 "얼마나 많은 투표자 수와 득표 수가 조작된 것인가"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결과 일부 지역에서 실시간 투표율을 오입력한 정황은 드러났으나, 최종 투표자수나 득표율이 조작된 사실은 포착되지 않았다.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중 실제 투표한 사람의 비율이고, 득표율은 전체 유효표에서 특정 후보가 얻은 표의 비율이다. 무효표는 투표율에는 포함되지만 득표율에는 반영되지 않아, 투표율 오입력이 곧바로 득표율 조작으로 이어질 수 없다. 실제로 득표율을 조작하려면 각 정당이 추천한 개표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위적으로 득표를 바꿔야 하는데, 전국 258곳의 개표소에서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최종적으로 투표자 수를 허위로 늘리거나 득표자 수를 조작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로 전국 4곳에서 재검표가 진행됐지만 당선자가 바뀐 곳은 없었고, 투표지분류기 도입 이후 재검표로 당선 결과가 뒤바뀐 사례도 단 한 건도 없다. 김선택 고려대 명예교수는 "아무런 증거 없이 음모론적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이라며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주장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변 사무총장 김준우 변호사도 "쉽사리 조작을 예단하는 건 과잉"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의 주장이 당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의 차분한 선거 시스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