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습에 와일드베리스 물류망 직격
핵심 요약
와일드베리스 물류 시설 최소 23곳이 드론 공격을 받아 직원 9명이 숨졌다. 창고 면적의 최대 3분의 1과 약 8조3000억원 상당의 상품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의 공격 대상이 정유 시설에서 러시아인의 소비 생활과 맞닿은 유통망으로 확대됐다.
고려인 출신 러시아 최고 여성 부호 타티야나 김(50)이 세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가 우크라이나의 연쇄 드론 공격으로 중대한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러시아 전역의 물류 시설 최소 23곳이 공격받아 직원 9명이 숨졌으며, 소실된 상품은 최대 4800억루블(약 8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와일드베리스는 이번 공격으로 전체 창고 면적의 최대 3분의 1을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창고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업계 진단도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이 업체가 러시아군에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공격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 온라인 장터에는 1인칭 시점(FPV) 드론과 드론 유도용 광섬유 케이블 등이 판매됐다.
영어 교사였던 김은 2004년 당시 남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유럽 의류를 인터넷에서 판매하기 시작해 사업을 러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키웠다. 현재 상품 수령 거점은 러시아 전역 약 9만5000곳이며, 국민 절반 이상이 매달 한 번 이상 이용하고 전체 소매 판매의 약 10%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뒤 서방 기업들의 철수가 이어지면서 시장 영향력도 확대됐다.
김은 지난해 남편과 경영권 및 이혼 문제로 충돌했지만 회사 지배권을 지켰다. 당시 남편이 무장한 체첸인들과 모스크바 사무실을 찾은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두 사람은 이후 이혼했고 일곱 자녀는 김이 양육하고 있다. 정유 시설을 공략해 온 우크라이나가 민간 유통망으로 표적을 넓히면서 러시아인의 소비 생활에 전쟁의 비용을 직접 체감시키려는 전략이 구체화됐다. 김은 지난달 말 와일드베리스가 10개국의 수억 명이 이용하는 생활 밀착형 장터라며 물류 창고 공격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