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학대 호소 뒤 숨진 11세…외조모 구속
핵심 요약
A군은 숨지기 전 이틀 연속 외할머니의 폭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교회와 분리되지 않았다. 법원은 외조모에 대한 접근금지 신청을 기각했고, A군은 같은 날 교회에서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돼 숨졌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목사와 외조모를 구속하고 관련 성인 3명을 수사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교회에서 생활하던 A군(11)이 숨지기 전 이틀 연속 경찰에 외할머니의 폭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즉시 분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적장애가 있던 A군은 지난 5일 오후 8시 49분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돼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3시간 뒤 숨졌다. 법원이 접근금지 신청을 기각한 날이었다.
A군은 사망 사흘 전인 2일 이른 아침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교회를 나와 인근 편의점에 들어갔다. 왼쪽 눈 아래에는 멍이 있었고, 물건을 사지 않은 채 매장을 둘러보다가 한 손님의 차량 조수석에 올라탔다. 이 손님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경찰서를 찾은 A군은 외할머니에게 손바닥과 발바닥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천안시는 외상이 명확하지 않고 심리 상태와 시설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보호시설 인계를 보류하고 A군을 교회로 돌려보냈다.
다음 날 A군은 교회 밖에서 다시 발견됐다. 학대를 의심한 식당 주인이 A군을 서북구의 한 파출소로 데려갔고, A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조모 B씨에게 긴급응급조치를 고지하고 법원에 접근금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5일 이를 기각하고 상담·교육 위탁만 인정했다. 경찰과 천안시는 다시 시설 분리를 논의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 당시 신고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외조모뿐이었고, A군이 목사에게 가겠다는 뜻을 밝혀 목사는 초기 분리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A군의 몸에서 학대 의심 흔적을 발견한 의료진의 신고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외조모 B씨와 목사 C씨, 목사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성인 등 3명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A군이 파출소에서 교회로 돌아간 뒤 일정 시간 침대에 결박돼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과 외상을 토대로 경찰은 지난 10일 C씨를 구속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박헌행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B씨의 구속영장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