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구조 요청 뒤 숨진 11세…외조모 영장심사
핵심 요약
11세 손주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외조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아동은 사망 전 이틀 연속 경찰에 폭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교회와 즉시 분리되지 않았다. 경찰은 외조모와 구속된 담임목사 등 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추가 학대와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손주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외조모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11일 오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렸다. 경찰 관계자와 법원에 출석한 A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학대 혐의와 결박 여부, 아이를 교회에 맡기고 학교에 보내지 않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영장 대기실로 들어갔다.
B군은 숨지기 사흘 전인 지난 2일 이른 아침 교회 밖으로 나와 편의점 앞을 배회하다 시민과 함께 천안서북경찰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할머니가 회초리 같은 물건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외상이 없고 학대로 볼 정도의 체벌은 아니라고 판단해 B군을 교회로 돌려보냈다. 이튿날에도 B군은 교회를 빠져나와 인근 식당 관계자와 파출소를 찾아 다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틀 연속 신고가 들어오자 경찰은 A씨의 접근을 막는 임시조치를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천안시와 B군을 시설로 분리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즉시 시행되지 않았고, B군은 다시 교회로 돌아갔다. B군은 지난 5일 오후 열탈진 증세로 세종충남대병원에 이송된 뒤 약 3시간 만에 숨졌다. 병원은 손목의 결박 흔적과 멍 자국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교회 목사와 관계자들은 B군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결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군과 관련한 아동학대 신고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네 차례 접수됐다. A씨는 2024년에도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전력이 있으며,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교회 인근이지만 이달 초부터 B군과 함께 교회에서 생활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교회의 60대 담임목사는 이미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와 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추가 학대가 있었는지와 B군이 숨진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