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초기 PC, 세계로 번지는 수집 열기
핵심 요약
초기 컴퓨터를 복원하고 보존하는 수집가 공동체가 세계 각지에서 성장하고 있다. 마운틴뷰 축제에는 3천500명 이상이 모여 애플 50주년과 복원 기기를 함께 조명했다. 1997년 약 150명으로 시작한 행사는 여러 대륙으로 확산하며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술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디지털 혁명의 출발점이 된 초기 컴퓨터를 보존하려는 수집가 공동체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폐기물로 취급되기 쉬운 아타리·코모도어·IBM 기기를 역사적 유산으로 바라보며 직접 수리한다. 시애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조시 더시는 자택에 200대가 넘는 빈티지 컴퓨터와 장치를 보유하고, 차고에서 고장 난 기계를 되살리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올해 8월 초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컴퓨터역사박물관에서 이틀간 열린 빈티지 컴퓨터 축제에는 3천500명 이상이 찾았다. 1976년 인근 쿠퍼티노에서 설립된 애플의 50주년을 기념해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 로널드 웨인이 고 스티브 잡스가 이끈 창업 초기의 경험을 되짚었다. 행사장에는 복원된 기기들이 전시돼 방문객들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AI 등장 이전의 컴퓨터로 ‘퐁’과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체험했다.
더시는 수년에 걸쳐 복원한 1970년대 제록스 팰로앨토연구소의 ‘제록스 알토’를 시애틀에서 가져왔다. 현대 컴퓨터의 조상으로 평가되는 알토는 화면의 텍스트 중심 환경을 넘어 마우스와 창·아이콘·커서로 구성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찍 구현했다. 이 기술은 잡스와 빌 게이츠의 초기 제품에도 영향을 줬다. 전시된 워크스테이션은 세로형 모니터와 두꺼운 키보드, 마우스, 피자 크기의 회전식 저장 디스크까지 정상 작동했다.
수집 열기는 온라인 거래 수요와 지역 행사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첫 제품인 희귀 애플-1은 수십만 달러에 거래될 수 있으며, 북미·남미·유럽에서는 비슷한 모임이 12개 넘게 생겼다. 빈티지 컴퓨터 연맹 회장 에릭 클라인은 한때 부속품과 문서, 포장까지 갖춘 컴퓨터 150대를 집에 보관했지만 가족에게 부담을 남길 것을 우려해 대부분 처분하고 축제와 수리 워크숍, 교환 행사 운영에 집중했다. 1997년 샌프란시스코 동쪽에서 약 150명이 참여한 첫 축제를 연 셀람 이스마일은 미국과 캐나다뿐 아니라 아르헨티나·독일·스위스의 행사 출범도 도왔다. 첫 행사 30주년을 앞둔 내년에도 공동체의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