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로 결핍 넘어선 김리리, 12권 여정 마침표
핵심 요약
‘만복이네 떡집’ 시리즈가 누적 판매 180만 부를 기록하고 12권으로 완간됐다. 김리리 작가는 외롭고 어려웠던 유년기에 읽은 동화에서 삶을 긍정할 힘을 얻었다. 그는 한국 아동문학의 성장을 이어가려면 어린이의 독서 시간과 가정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누적 판매 180만 부를 기록한 동화 ‘만복이네 떡집’ 시리즈가 올해 12권으로 완간됐다. 작가 김리리는 소원을 이뤄주는 떡집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그리며 국내 시리즈 동화의 흐름을 넓혔다. 첫 권부터 시리즈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후속 이야기를 기다린 어린이 독자들의 요청이 12권까지 이어가는 힘이 됐다. 김 작가는 긴 산행을 마친 듯한 안도감과 함께 작품을 사랑해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2010년 나온 첫 작품 뒤 후속권이 출간되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열린 결말을 남기려던 구상은 학교 강연에서 다음 이야기를 요구하는 어린이들을 거듭 만나며 바뀌었다. ‘장군이네 떡집’ 등 후속작이 더 큰 인기를 얻자 김 작가는 떡을 직접 배달해 더 많은 아이의 소원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세계를 확장했다. 떡집과 삼신할매, 사람으로 변하는 쥐를 비롯한 전통적 요소에는 한국적인 판타지 동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 작가는 오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나 고창의 친가와 부안의 외가를 오가며 자랐다. 또래 없이 동물과 꽃을 벗 삼았고, 아홉 살에 서울의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 가정 형편 탓에 주말에도 어머니의 일을 도왔지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키다리 아저씨’, ‘삐삐롱 스타킹’ 같은 작품을 읽으며 자신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작가의 꿈을 품은 그는 연예기획사와 가이드, 비서로 일해 등록금을 마련한 뒤 20대 중반 대학에 진학했고, 재학 중이던 1999년 등단했다.
글쓰기 수업과 학교 강연에서 만난 아이들의 고민은 작품의 재료가 됐다. 친구와 가까워지는 방법을 몰랐던 만복이의 모습에는 외로움 속에서 자란 작가 자신의 경험도 겹쳐 있다. 김 작가는 한국 아동문학이 짧은 기간에 해외에 판권을 수출할 만큼 성장했지만, 아이들이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현실을 과제로 꼽았다. 부모가 좋은 책을 먼저 마련하고 독서를 공부로 인정하며 칭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어린이에게 위안을 건네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스스로 삶을 넓혀가도록 돕는 작품을 계속 쓰는 것이 그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