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풍이 가른 8월 날씨…동해안 물폭탄·서쪽 찜통
핵심 요약
8월 들어 동해안에는 집중호우가, 수도권과 충청 등 서쪽 지역에는 폭염이 나타났다. 수증기를 품은 동풍과 태백산맥을 넘은 공기의 푄 현상이 동서 간 날씨 차이를 키웠다. 태풍 돌핀의 영향으로 지역별 대비는 이어지지만 10일부터 극한 더위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7월 중부 호우와 남부 폭염으로 갈렸던 한반도 날씨가 8월 들어 동해안 폭우와 서쪽 지역 폭염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8일 강원 동해안에는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반면 경기·충청 등 서쪽 지역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체감온도는 38도를 넘어섰다. 강릉시 용강동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 담벼락이 무너졌으며, 같은 날 경기 화성시의 낮 최고기온은 39.5도까지 올랐다.
동서 지역의 상반된 날씨는 동풍과 태백산맥이 함께 만든 결과로 분석된다. 동해에서 수증기를 충분히 머금은 동풍이 태백산맥을 만나 위로 솟으면서 동해안에 강한 비구름이 형성됐다. 산맥을 넘은 공기는 서쪽 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에서 압축되고 뜨거워지는 푄 현상을 일으켰다. 이 영향으로 수도권과 충청을 비롯한 서쪽 지역의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 충남 서해안 일대에는 고수온 경보도 발령됐고, 6일 태안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어민들이 폐사한 어류를 건져냈다.
지난달에는 지역별 날씨의 구도가 지금과 반대였다. 7월에는 중부 지역에 정체전선이 머물며 많은 비를 뿌렸지만, 남부 지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무더운 날씨와 가뭄이 이어졌다. 지역별 폭염일수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은 2일, 인천은 1일에 그친 데 비해 대구는 22일, 구미는 21일을 기록했다. 정체전선과 고기압이 만들었던 남북 간 격차가 8월에는 동풍과 산맥의 작용에 따른 동서 간 대비로 바뀐 셈이다.
동해안과 서쪽 지역의 날씨 차이는 제13호 태풍 돌핀의 영향으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동해안에는 비구름이 발달하고 태백산맥 서쪽은 건조해지면서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0일부터 전국이 대체로 흐려지며 40도를 오르내리던 극한 더위는 다소 주춤하겠다. 10~12일 낮 최고기온은 27~34도로 예보됐다. 9~10일 예상 강수량은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20~60㎜, 강원 동해안·산지와 부산·경남 일부 및 울릉도·독도 5~40㎜, 제주 5~1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