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생태학자가 풀어낸 한국인과 야생동물의 공존 이야기
핵심 요약
한강공원에서 라마, 미어캣 등 이색 반려동물을 만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동물생태학자가 너구리, 늑대, 삵 등 한국 동물과 인간의 공존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공전 원인으로 정치적 결정과 전문가 침묵을 지적했다.
최근 경기 여주시 하천에서 악어가 발견되는 등 도심에서 이색 동물과 마주치는 일이 잦아진 가운데, 한강공원에서도 거북이, 닭, 공작새, 양, 라마, 미어캣 등 다양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강아지처럼 미어캣과 산책을 하거나 서울 한복판에서 라마를 키우는 이들의 모습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준다.
30여 년간 동물을 연구해 온 동물생태학자는 너구리, 늑대, 삵 등 한국인과 함께해 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냈다. 이 책은 단순한 동물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개발과 보존의 딜레마, 반려동물 문제, 로드킬 등 인간이 동물과 공존하며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다룬다. 특히 저자는 고등 포유류가 이별이나 상실을 경험할 때 나타나는 심장 박동 수 변화, 식욕 저하, 회피 행동 등이 인간의 정서적 반응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40년 넘게 공전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 개입된 현실을 지적한다. 겉으로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사업이 불허되거나 승인되는 일이 반복됐다.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서식하는 지역임에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시된 것이다.
개발과 보존이 정치 진영 간 대결 구도로 변하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우려한 전문가들은 자신의 판단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저자는 이렇게 입을 닫은 전문가들이 '성숙한 전문가'로 포장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그 빈 공간을 결론이 정해진 관료들의 '정무적 판단'이 채운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