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점거 재판, 정당행위 성립이 쟁점
핵심 요약
동덕여대 학생 11명이 교내 점거와 래커칠 혐의를 부인하며 정당행위를 주장했다. 검찰은 약 24일간의 점거로 학사행정이 마비되고 십수억원대 복구 비용이 발생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9월 16일 2차 공판에서 정당행위 성립 요건과 관련 증거를 심리한다.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교내 건물을 점거하고 시설물에 붉은 래커칠을 한 동덕여대 학생들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총학생회장 등 11명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교와의 소통을 요구한 정당한 의사표현이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학사 업무를 마비시키고 시설을 훼손한 범죄라고 맞섰다.
피고인들은 2024년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약 24일간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에 래커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점거와 출입 통제로 정시 입시 준비, 수강신청, 성적 처리 등 주요 행정이 중단됐으며 복구에도 십수억원대 비용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총장 비서실 출입을 막아 교직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한 명은 현장 인근에 있었지만 소화기를 놓거나 문을 봉쇄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를 무죄 주장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목적의 정당성, 수단과 방법의 적정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균형성, 긴급성,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보충성 등 다섯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피고인 측은 래커 흔적도 화학 약품 세척으로 복구할 수 있어 시설의 기능이나 미관상 효용을 해치지 않았으며, 학교의 일방적 행정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물리적 점거와 래커칠이 의사표현의 범위를 벗어나 수단의 적정성과 법익 균형성을 잃었다고 반박했다. 재판의 핵심은 남녀공학 전환 반대라는 목적과 별개로 시설 훼손과 장기간 점거가 정당행위의 다섯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9월 16일 오후 4시 2차 공판을 열고, 검찰에 수정된 증거 목록을 내도록 했다. 피고인이 많은 점을 고려해 기일 변경 없이 증거조사와 심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