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야생생물 200마리 반입한 일당 재판행
핵심 요약
검찰이 야생생물 약 200마리를 밀수한 총책 A씨 등 4명을 기소했다. 압수 개체 95마리 가운데 CITES 대상 멸종위기종이 약 40마리 포함됐다. 단독 범행으로 여겨졌던 사건은 보완수사를 통해 조직적인 밀수·유통 범죄로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는 코브라와 양쯔강악어 등 야생생물을 조직적으로 국내에 들여온 총책 A씨 등 4명을 관세법과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압수된 야생생물 95마리는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검정늪거북을 비롯해 국제 거래가 제한되거나 금지된 CITES 대상 멸종위기종이 약 40마리 포함됐다.
A씨 일당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등을 14차례 오가며 야생생물 약 200마리를 밀수하고 54마리를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숨기기 쉬운 어린 개체를 철제 과자 통이나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수하물로 보냈고, 예민한 일부 개체는 속옷에 넣어 기내로 반입했다. 국내에 들어온 동물은 인터넷 파충류 전문 카페에서 고가에 거래된 뒤 고속버스를 통해 전국 주택가로 운송됐다.
사건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B씨의 단독 범행으로 처음 다뤄졌다. 그러나 여권 기록상 현지를 처음 방문한 B씨가 홀로 밀수를 설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보완수사가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A씨가 이끈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A씨는 과거 별도의 밀수 사건으로도 수사를 받았지만 경찰 단계에서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조직원들에게 자신을 ‘스승’이나 ‘보스’로 부르게 하며 상하관계를 유지했고, 경찰이나 세관에 적발되면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환경청과 경찰은 조직범죄 가능성을 조기에 의심하지 못했다. 최근 여주 소양천의 샴악어, 양주 아파트의 외래종 뱀, 대구 시외버스 화물칸의 대형 뱀 등 도심 출몰 사례의 배경에도 유사한 밀수 조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환경청, 국립생태원과 협력해 야생생물 밀수와 불법 유통·사육에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