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민사회, AfD 위헌 심판 근거 제시
핵심 요약
GFF가 13개월간 AfD의 위헌성을 분석한 약 1500쪽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AfD에 대한 해산심판이 청구될 경우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당 해산의 실효성과 기존 정치권의 신뢰 회복이 9월 선거를 앞둔 핵심 과제로 남았다.
독일 시민단체 자유권협회(GFF)가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위헌성을 검토한 약 1500쪽 분량의 보고서를 지난 6월 25일 공개했다. 8명의 법률·정치학 전문가가 13개월 동안 약 300만 건의 텍스트 자료를 분석하고, 2500건이 넘는 개별 증거를 법률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연방의회 제2당으로 성장한 AfD를 상대로 시민사회가 직접 법적 판단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연구진은 AfD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폐지하거나 독일 연방공화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당을 규정한 기본법 제21조 2항에 해당하며, 해산심판이 청구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최종적인 위헌 판단과 해산 권한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있고, 심판 청구는 연방정부·연방의회·연방참사원만 할 수 있다. AfD 공동대표 알리체 바이델은 인공지능으로 만든 부실한 NGO 보고서라고 반발했지만, 개별 증거와 헌법적 논증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은 내놓지 않았다.
보고서와 동시에 공개된 서한에는 법률가 1000명 이상이 참여해 정치권의 결단을 요구했다. 의회에는 이미 두 건의 안건이 제출돼 있으며, 정치권이 부족하다고 지적해 온 자료와 법률 검토도 이번에 보강됐다. 독일 기본법이 1949년 도입한 위헌정당 해산제도는 바이마르공화국이 나치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제도 안에서 통제할 수 있다고 오판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방어적 민주주의’가 제도의 핵심이다.
다만 AfD를 해산해 재산을 몰수하고 공적 정치활동을 막더라도 지지 유권자와 정치적 동력까지 없앨 수는 없다. 당이 해산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지지자는 약 30%였고, 다른 조직이나 형태로 이동할 가능성도 남는다. AfD 유권자 중 권위주의·반유대주의 성향이 강한 급진적 우파는 20%에 조금 못 미치며, 그중 약 3분의 2는 이주민과 무슬림의 문화적 동화를 요구하는 보수적 강경파로 조사됐다. 9월 선거를 앞두고 기존 정당에는 주택난과 생활비, 교육·연금, 이민·통합, 행정과 지역 격차를 개선해 정치적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 과제도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