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히데키 옥중 기록 300점 공개…참회는 없었다
핵심 요약
도조 히데키가 옥중에서 작성한 자필 메모와 편지 등 300점이 공개됐다. 자료에는 패전과 전쟁 책임을 반성하지 않은 채 극동재판에 맞선 도조의 인식이 담겼다.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와 도쿄재판을 둘러싼 일본 극우 정치권의 행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총리를 지낸 A급 전범 도조 히데키의 자필 메모와 편지 등 자료 300점이 새로 공개됐다. 친족이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 기증한 자료에는 패전 이후 수감 생활과 극동국제군사재판에 임하는 도조의 인식이 담겼다. 개인적으로 남긴 기록에서도 침략 전쟁과 일제의 만행을 반성하거나 후회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마음 가는대로’라는 제목의 메모형 일기는 극동재판 후반기인 1948년 1월 2일부터 2월 14일까지 작성됐다. 도조는 일본의 패전을 ‘국가의 운명’으로 표현했고, 검사의 신문을 정의를 외칠 기회로 받아들이며 고양된 태도를 드러냈다. 재판 과정에서 연합군 측에 협조한 인물을 두고는 기독교로 개종해 비위를 맞췄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도조는 앞서 공개된 재판 기록에서도 일본의 전쟁이 방어를 위해 피할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이번 자료는 법정에서 드러낸 주장만이 아니라 사적으로 작성한 글에서도 패전과 전쟁 책임을 성찰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도조를 비롯한 A급 전범들은 1978년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됐으며, 극우 인사들은 이들을 신격화해 추앙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재판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독립국 지위를 회복했지만, 극우 정치권에서는 재판의 정당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총리 취임 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총리가 되면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