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옥중자료 300점 공개…침략전쟁 반성 없어
핵심 요약
도조 히데키의 옥중 자필 메모와 편지 약 300점이 친족의 기증으로 공개됐다. 도조는 패전을 국가의 운명으로 해석하며 자신의 전쟁 수행을 정의로 정당화했다. 별도 수기에서는 태평양전쟁 개전에 대한 쇼와 일왕의 책임을 전면 부정했다.
일본 패전 81주년을 앞두고 태평양전쟁을 이끈 A급 전범 도조 히데키의 옥중 자필 메모와 편지 등 약 300점이 새롭게 공개됐다. 도조의 친족이 지난 5월과 6월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 기증한 자료로, 극동국제군사재판이 진행되던 시기에도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정의로 여긴 인식이 담겼다.
공개 자료에는 도쿄재판 후반부인 1948년 1월 2일부터 2월 14일까지 작성한 메모 형식의 일기 ‘마음 가는 대로’가 포함됐다. 도조는 일본의 패전을 국가의 운명으로 해석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자존과 권위에 근거한 정의였다고 주장했다. 미국인 수석검사 조지프 베리 키넌의 신문을 앞두고 이를 외칠 마지막 기회라며 전장으로 향할 때처럼 가슴이 뛴다는 심경도 기록했다.
재판 과정에서 연합군 측에 협조한 일본인들을 향한 불만도 메모에 드러났다. 국제법정에서 일본의 군벌을 인정한 인물은 검사 측 의도에 영합했다고 비난했고, 기독교로 개종한 인물의 태도 역시 비위를 맞추는 행동으로 규정했다. 함께 기증된 ‘전쟁과 천황의 책임에 대해’라는 수기에서는 태평양전쟁 개전에 대한 쇼와 일왕의 책임을 전면 부정했다. 이 문서는 면회 온 기요세 이치로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조는 1948년 11월 사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12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도조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은 1978년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됐다. 이후 일본 보수·우익 진영에서는 도쿄재판을 이른바 승자의 재판으로 규정하며 정당성을 부정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번 자료는 도조가 법정 안팎에서 전쟁의 정당성을 고수하고 쇼와 일왕의 책임을 부인한 태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