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세계화 이끈 오쿠다 히로시 93세로 별세
핵심 요약
오쿠다 히로시 전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해외 생산 확대와 프리우스 조기 출시를 이끌며 도요타의 세계화를 주도했다. 게이단렌 초대 회장으로서 일본의 구조 개혁과 중장기 경제·사회 구상에도 관여했다.
도요타자동차를 내수 중심 기업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오쿠다 히로시 전 회장이 지난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다. 그는 1995년 사장에 오른 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회장을 맡아 약 11년간 도요타를 이끌었으며, 창업자 일가가 아닌 인물로는 처음 경영권을 맡았다.
오쿠다는 취임 직후 변화를 회피하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과감한 도전을 평가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내걸었다. 국내 생산에 무게를 두던 사업 구조를 해외 생산 체제로 바꾸고 미국·유럽·중국의 거점을 확대했다. 1997년에는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개발과 판매를 주도했다. 개발팀에 단기간 내 양산을 주문해 출시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겼다.
미에현 출신인 오쿠다는 1955년 히토쓰바시대를 졸업한 뒤 도요타자동차판매에 입사했다. 1995년 도요다 기이치로 창업자의 차남인 도요다 다쓰로 사장이 병으로 쓰러지자 후임 사장에 취임했다. 신중함을 중시하던 조직에 속도를 요구했고, 2001년 신년사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기업가와 경영자의 관점에서 기존 도요타를 넘어서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내부의 자만을 최대의 적으로 지목했다.
도요타의 세계 판매량은 1995년보다 1.7배 늘어 2006년 792만대에 도달했고, 현재는 연간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오쿠다는 1999년 닛케이렌 회장으로서 구 게이단렌과의 통합을 추진한 뒤 2002년 통합 게이단렌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03년 ‘오쿠다 비전’을 내놓아 세제·사회보장 개혁, 지방 분권, 외국인 인재 수용, 동아시아 자유경제권 구축을 제안했다.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도 규제 완화와 우정기업 민영화 등 고이즈미 정부의 ‘작은 정부’ 구조 개혁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