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열기 낮추는 나무 그늘의 힘
핵심 요약
나무 아래 온열지수는 25.5도로 인공 그늘막 아래보다 0.6도 낮았다. 대형 공원은 주변 기온을 2~4도, 소형 공원은 약 1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서울 가로수가 5년간 약 1만9천 그루 줄면서 자연 그늘을 고려한 도시 설계 필요성이 커졌다.
도심의 나무 그늘이 인공 그늘막보다 체감 열환경을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 온도와 기온, 습도, 지면에서 방출되는 열을 함께 반영한 온열지수는 인공 그늘막 아래에서 26.1도, 나무 아래에서 25.5도로 측정됐다. 열화상 카메라로 나무와 바로 옆 인공 그늘막을 비교했을 때도 나무의 표면 온도가 더 낮았다.
나무는 잎의 기공을 통해 수분을 수증기로 내보내면서 주변의 열을 낮추고, 여러 층으로 겹친 잎이 햇빛을 차단한다. 반면 인공 그늘막은 차광막 자체가 햇볕에 달궈진 뒤 열을 내보내는 차이가 있다. 나무가 밀집한 대형 공원은 주변 기온을 약 2~4도, 소형 공원은 약 1도 낮췄으며,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 열을 흡수하는 호수공원은 냉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경기 광명시의 한 빌라촌은 낮 기온이 31도를 기록한 날 골목의 온도가 34도까지 치솟았다. 주변에 공원이 없고 쉴 공간도 부족해 주민들은 슈퍼 앞 간이 의자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일산 호수공원을 열화상 드론으로 촬영한 화면에서는 도로와 아파트 옥상이 붉게 나타난 것과 달리 호수공원 일대가 낮은 온도를 뜻하는 남색으로 확인돼 녹지와 수변 공간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도시의 자연 그늘이 열기를 줄이는 기능을 보였지만 서울의 가로수는 감소했다. 2019년 30만7천여 그루였던 서울시 가로수는 2024년 28만8천여 그루로 줄어 5년 사이 약 1만9천 그루가 사라졌다. 폭염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인공 시설 설치에만 머물지 않고 나무와 공원, 호수 같은 공간을 함께 확보하는 도시 설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