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매미 소음, 귀뚜라미 구애 신호 가린다
핵심 요약
도심의 매미 울음이 귀뚜라미의 구애 신호를 가려 짝짓기를 방해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평균 70dB인 매미와 달리 귀뚜라미 울음은 보통 30dB이며, 국내 말매미는 80dB에 이른다. 도시 열섬과 열대야, 인공조명이 말매미의 증가와 야간 울음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심을 채우는 매미의 큰 울음소리가 귀뚜라미의 구애 신호를 가려 짝짓기를 방해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도쿄도립대 연구진이 매미가 우는 도시 지역에서 소리를 측정한 결과, 귀뚜라미 울음은 매미 소리에 묻혀 훨씬 적게 들렸다. 수컷의 소리를 따라 짝을 찾는 암컷 귀뚜라미로서는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매미와 귀뚜라미 수컷은 큰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암컷에게 알리지만, 두 곤충의 음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매미는 몸통 안쪽 근육으로 옆구리의 진동막을 빠르게 흔들고, 빈 배 속에서 소리를 울려 평균 약 70dB을 낸다. 귀뚜라미 울음은 보통 30dB 정도다. 국내에 많은 말매미는 큰 트럭이 달릴 때와 비슷한 80dB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과거 참매미가 가장 흔했으나 1970년대 이후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말매미가 급격히 늘었다. 말매미는 27도를 넘는 더운 날씨를 좋아한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낮에 흡수한 열을 밤에도 내보내고 높은 건물이 뜨거운 공기를 가두면서, 도심 기온이 주변보다 높은 열섬 현상이 나타난다. 말매미가 선호하는 플라타너스와 벚나무가 아파트 단지와 도로 주변에 많이 심어진 점도 개체 증가에 영향을 줬다.
매미의 활동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햇빛에 반응하는 매미는 본래 밤에 거의 울지 않지만, 기후변화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길어지고 가로등과 건물 조명이 밤을 밝히면서 야간에도 울기 시작했다. 그만큼 귀뚜라미를 비롯한 다른 곤충의 울음과 겹치는 시간이 늘어난다. 도심의 높은 기온과 인공조명이 매미 소음의 시간대를 넓혀 다른 곤충의 짝 찾기까지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