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성착취물 결합한 불법 플랫폼, 판돈 4조7천억 원
핵심 요약
도박과 성 착취물 사이트를 결합 운영한 개발자와 현지 운영책이 구속 송치됐다. 조직이 만든 도박 사이트의 판돈은 4조7734억 원, 충전 수수료 수익은 476억 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외 체류 공범 13명을 추적하고 관계 부처와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책을 마련한다.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 개발자와 필리핀 현지 운영책이 도박 사이트와 성 착취물 사이트를 함께 구축·운영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2019년 8월 도박 솔루션 기업 ‘아가 글로벌’을 세우고 도박 사이트 18개를 제작했다. 이 가운데 2개를 직접 운영하고 16개는 다른 조직에 판매했다. 해당 사이트에서 오간 판돈은 4조7734억 원, 충전 수수료 수익은 476억 원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관리책과 개발팀, 음란물팀, 도박팀으로 역할을 나누고 성 착취물 사이트 이용자를 도박 사이트로 끌어들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2020년 이후 개설한 도박 홍보 사이트는 10개로 파악됐다. 아동 성 착취물과 불법촬영물 등이 게시된 사이트 2곳에는 가입 계정 285만 개가 모였고, 영상물 11만 건의 누적 조회 수는 53억 회를 넘었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와 이른바 ‘먹튀’ 업체 제보 커뮤니티도 홍보에 활용했다.
범행은 폭력조직 부두목 출신 총책이 도박과 성 착취물 사이트를 모두 개발할 인력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2019년 8월 무렵 만난 36세 개발자는 지역 국립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전문 개발 인력이 불법 사이트 제작에 동원된 사례가 잇따랐다. 2024년 6월에는 IT 기업 경력 10년 이상의 개발자가 적발됐고, 지난해 1월 검거된 1조 원대 도박 조직에는 보안프로그램 개발자가 고용돼 있었다.
경찰은 이 조직이 운영한 불법 사이트를 지난 4일 폐쇄했지만, 12일에도 같은 이름을 내건 유사 사이트 수십 개가 검색됐다. 여러 불법 사이트의 링크와 순위를 제공하는 포털까지 등장한 가운데 불법 도박 사이트 신고 대비 차단율은 2022년 73.2%에서 지난해 45.6%로 낮아졌다. 불법 음란물 삭제 불응률도 2024년 24.7%에서 지난해 28.5%로 올랐다. 경찰은 해외 체류 중인 총책 등 공범 13명을 추적하고 있으며, 관계 부처와 이달 중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