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버라 스미스가 밝힌 문학 번역의 원칙
핵심 요약
데버라 스미스는 원문 존중과 번역가의 주관성 인식을 좋은 문학 번역의 기본으로 제시했다. 옥스퍼드대 워크숍에서는 작가의 감수성을 따르되 과도한 분석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오는 10월 6년 만에 한국을 찾을 예정이며 현재 김해자의 시를 번역하고 있다.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8)가 문학 번역의 핵심으로 원문에 대한 존중과 번역가 자신의 주관성을 인식하는 태도를 꼽았다. 그는 삶과 언어, 작품이 다루는 윤리적 문제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살피며 최대한 신중하게 번역해 온 점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학과 언어를 사랑하는 마음도 좋은 번역을 떠받치는 변하지 않는 원칙으로 제시했다.
스미스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한영 번역 지망생과 후배 번역가들을 지도했다. 작가의 미학적·정서적 감수성을 따라 단어를 선택하되 지나친 분석은 피해야 하며, 초안의 대부분은 번역가가 자신을 믿고 직관적으로 써 내려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원문의 효과를 되살리는 일과 그 효과를 만든 기법을 그대로 복제하는 일도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작가와 함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았다. 이후 ‘소년이 온다’, ‘흰’, 공동 번역작 ‘희랍어 시간’을 비롯해 배수아의 여러 작품을 영어로 옮겼다. 특히 ‘소년이 온다’에서는 비극 이전을 회상하는 장면들과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작품의 중대한 질문을 영어로 구현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한강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에는 집중될 관심을 우려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인도에서 아이를 키우며 문학계와 떨어져 지냈던 그는 수년간 한국을 찾지 않고 한강의 작품도 번역하지 않아 연락이 예전보다 뜸해졌지만, 언젠가 딸을 한강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젊은 시절 갑작스러운 주목으로 한국과 한국어에 부정적 기억도 생겼던 그는 오는 10월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현재는 김해자의 시를 번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