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복잡해진 부동산 양도세, ‘업무 포기’ 우려
핵심 요약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주택 양도소득세 계산 절차가 더욱 복잡해졌다. 거주 여부와 매도 시점, 특례 사유 등에 따라 공제와 세 부담이 달라진다. 세무사의 업무 기피와 납세자의 계산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세제 개편안으로 주택 양도소득세 계산이 한층 복잡해지면서 세무사들이 관련 업무를 기피하는 이른바 ‘양포세’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와 매도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고, 적용되는 공제 한도 역시 20억원 또는 10억원으로 나뉜다.
세액을 산정하려면 비거주 사유가 전학·전근·부모 봉양 등 특례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주택을 처분한 뒤 비수도권으로 이사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주택 수와 소재지, 보유·거주 기간별 규정이 잇따라 추가됐다. 서너 가지였던 1주택자 양도세 계산 방식은 10개 이상으로 늘었고,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의 수는 30가지를 넘었다.
‘양포세’는 양도소득세 업무를 포기한 세무사를 가리키는 말로, 세법이 빈번하게 바뀌던 시기에 등장했다. 세무사가 복잡한 규정을 잘못 적용하면 의뢰인과의 소송이나 가산세 배상 위험을 떠안을 수 있어 수임 자체를 피하는 사례가 생긴 것이다. 미국에서도 1942년 소득세가 상위 5%에 부과되던 계급세에서 전체 국민이 부담하는 대중세로 전환되고, 일정 소득 이상에 5% 승리세와 각종 비과세·공제가 더해지면서 납세자의 계산 부담이 커졌다.
조세 제도는 납세자가 부담할 금액을 분명히 알 수 있어야 한다는 명확성이 핵심 원칙으로 꼽힌다. 영국은 실거주 주택에 전액 감면을 적용하고, 프랑스는 22년 이상 보유하면 전액 비과세하는 등 비교적 적은 요건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한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부동산 세제에 예외와 특례가 누적됐지만, 세금을 활용한 고강도 규제는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 개편에서도 복잡성에 따른 납세자와 세무 현장의 부담이 쟁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