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상생기금 합의가 분수령
핵심 요약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이 1000억원 규모 상생기금 합의에 좌우될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중복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75%인 쿠팡의 출연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규제가 완화되면 홈플러스 점포망의 물류 거점 가치가 부각될 수 있지만 소상공인 반발이 변수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여부가 1000억원 규모의 유통발전기금 조성에 달리게 됐다. 산업통상부는 6차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에 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담는 동시에 대형 유통업체가 재원을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안이 마련돼야 규제 완화에 착수한다는 입장이어서 출연 주체와 기금 배분 방식이 법안 처리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국회에는 규제 범위가 다른 개정안 2건이 계류돼 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오프라인 영업 규제를 유지하면서 온라인 주문과 배송에 영업시간 제한·의무휴업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안은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고 공휴일 의무휴업도 폐지하도록 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점포 출점 때 지역 상생기금을 부담해 온 데다 물류시설 투자와 야간 인력 확충까지 필요하다며 추가 출연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2012년 도입됐다. 규제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에 적용되는 동안 쿠팡은 시간 제약 없이 새벽배송을 확대했다. 국내 새벽배송 이용자 약 2000만명 중 쿠팡 이용자는 1500만명으로 75%를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26곳의 전체 매출은 7.3% 늘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매출은 각각 7.3%, 6.6% 감소했고 온라인 매출은 8.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사업자도 기금에 동참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규제 완화는 회생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의 매각 여건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수도권과 광역시 도심의 대형 점포망이 냉장·냉동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13일부터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정식 재개해 정상화와 현금 창출력 입증에 나섰다. 다만 소상공인 단체들은 개정안 강행 시 헌법소원 청구 방침을 밝혔고, 주요 단체장 임기 만료도 내년 상반기 전후로 다가온다. 기금 규모와 배분 구조, 쿠팡을 포함한 출연 범위의 합의가 향후 법안 심사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