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실 재개관, 안중근 유묵과 데니 태극기로 자주독립 의지 조명
핵심 요약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실이 새단장을 마치고 30일 재개관했다. 보물 7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이 공개되며 안중근 의사 유묵과 데니 태극기가 주목받는다. 전시는 대한제국의 자주독립 노력과 초기 독립운동가의 저항을 조명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을 새롭게 단장하고 30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보물 7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이 공개되며, 특히 안중근 의사가 순국을 앞둔 1910년 3월 중국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태극기로 알려진 데니 태극기가 관람객을 맞는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에는 '용공난용연포기재(庸工難用連抱奇材)'라는 여덟 글자가 힘차게 쓰여 있고, 왼편에는 '대한국인 안중근 서'라는 글과 약지가 없는 왼손바닥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이번 대한제국실 개편은 기존 전시가 고종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정책 소개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나아가, 황제 즉위와 근대화 추진이 제국주의 열강의 압력 속에서 자주권을 지키려는 시도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시는 조선이 근대 주권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이라는 정체성이 일제의 침략에 맞서는 과정에서 더 뚜렷해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국내외 외교 활동을 조명하는 코너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민영환과 안중근 등 초기 독립운동가의 저항과 국권 피탈 이후 들어선 조선총독부의 흔적까지 전시 범위를 넓혔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근대 주권국가를 향한 대한제국의 지향을 조명하며, 자주권 확립을 위한 황제국 선포의 의미를 '칙명지보' 등 어새 3점과 황제 즉위식을 기록한 보물 '대례의궤', 7년 만에 공개되는 '고종황제어진'을 통해 보여준다. 2부는 행정제도 개편과 신식 교육, 신문·잡지의 확산 등 대한제국의 근대화 노력을 살핀다. 마지막 3부는 국권 침탈과 저항을 다루며, 을사늑약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의 유물과 '안중근 의사 유묵', '데니 태극기' 등이 전시된다.
데니 태극기는 가로 262㎝, 세로 182.5㎝ 크기로,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바탕을 만들고 붉은 천과 푸른 천을 오려 붙여 태극을 표현했다. 태극기의 주인이었던 오언 니커슨 데니는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청나라의 간섭을 비판하며 조선이 주권 독립국임을 주장했다. 고종이 귀국하는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니의 후손이 1981년 한국에 기증했다. 대한제국실 개편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시대 변화의 흐름이 드러나도록 새롭게 구성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