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신 산으로 간 고교 4인방의 이야기, 영화 '산양들'
핵심 요약
독립영화 '산양들'이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 네 명의 소녀가 산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동물 농장 폐쇄 위기를 계기로 시작되며, 소녀들이 산에서 생존의 의미를 새롭게 배우는 과정을 담았다. 유재욱 감독은 산양과 소녀들의 닮은 점을 제목으로 표현했고,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고등학교 3학년 네 명의 학생이 대학 입시를 앞두고 산으로 향하는 과정을 그린 독립영화 '산양들'이 지난주 수요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영화는 학교에서 동물을 키우던 농장이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학생들이 그 동물들을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되는 모험을 담고 있다. 감독 유재욱은 기존 한국 청춘영화와는 다른 '소녀들의 모험'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속 네 학생은 각자 다른 이유로 산을 선택한다. 인혜(박혜진 분)는 동물을 위한 새 터전을 찾으러 갔다가 야생에서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자 한다. 서희(이승연 분)는 생존에 집착해 항상 생존용 칼을 지니고 다니며 산을 완벽한 훈련장으로 여긴다. 정애(박효은 분)는 옷을 입은 존재가 불편할 만큼 동물을 좋아하며, 친구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합류한 수민(최수인 분)과 함께 각자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이들은 산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며 '생존'의 의미를 새롭게 배운다. 학교에서의 생존이 높은 시험 점수와 좋은 대학을 위한 경쟁이라면, 산에서의 생존은 도태될 운명이었던 동물들과 학교에서 소외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영화는 네 소녀가 산에서 동물을 돌보고 서로 갈등하고 오해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처음에는 순탄치 않은 관계를 겪지만, 점차 서로에게 의지하며 동물들을 위한 작은 공간이 자신들에게도 안식처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는 산에서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소녀들이 야생을 넘어 다른 동물들을 구하고 여행하며 오리와 토끼와 시간을 보내는 모습까지 담아낸다. 이는 기존의 청춘영화가 주로 다룬 로맨스나 방황, 혹은 한국의 치열한 교육 경쟁과 입시 압박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영화의 제목 '산양들'은 극중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동물이지만, 감독은 구조 센터에서 절벽을 오르는 산양을 보고 소녀들과 닮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네 친구가 길을 잃은 것처럼 보여도 산양처럼 어디든 갈 수 있는 존재"라며 제목의 의미를 전했다. 각본은 유 감독과 아내인 작가 금효재가 공동 집필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수요일 개봉해 12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