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 인선 수사 본격화…축구협회 첫 압수수색
핵심 요약
경찰이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를 처음 압수수색했다. 홍 전 감독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에 대한 소환 조사에 이어 관련 자료 확보가 진행됐다.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와 국회 청문회 이후 조직 혼란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심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4년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둘러싼 수사로 창립 이후 처음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 9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의 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협회는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영장을 확인한 뒤 수색을 수용했으며, 직원들은 수사 협조를 위해 사무실을 비웠다.
수사의 초점은 홍 전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뽑는 과정에 정몽규 당시 협회장과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 등이 부당하게 관여했는지에 맞춰져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 이틀 전인 4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이 전 이사도 소환했다. 당시 인선 실무를 맡았던 협회 직원 일부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같은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4년으로, 약 2년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수사를 이어왔다.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뒤 협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정 전 회장은 대회 개막 직전 사의를 밝혔지만 비판은 가라앉지 않았고,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은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 인선 과정과 협회 운영을 둘러싼 집중 질의를 받았다. 협회 안에서는 정 전 회장이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을 때부터 새 지도부의 운명이 월드컵 성적에 달렸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조별리그 3차전 패배 이후 현재의 사태를 예상했다는 직원 반응도 나왔다.
협회 내부에는 분노보다 무기력과 회의감이 짙게 번지고 있다. 청문회 이후 국회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무는 쌓이고 조직 분위기까지 흔들리면서 직원들의 긴장과 피로도 높아졌다. 감독 선임 절차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형사처벌할 범죄로 판단할 수 있는지를 두고는 협회 안팎에서 의문도 제기된다. 다만 수사 결과와 별개로 조직의 무능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이미 커졌으며, 수사가 장기화하면 정상적인 행정 업무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