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회수·보유세 압박에 다주택자 매도 고심
핵심 요약
대출 만기 연장 제한과 보유세 강화가 맞물리며 다주택자들이 매도와 증여를 검토하고 있다. 4월 17일부터 6월 30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개인임대사업자 대출의 35.9%인 2038억원이 상환됐다. 내년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을 앞두고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과 보유세 강화가 겹치면서 집주인들이 매도·보유·증여의 손익을 다시 따지고 있다. 규제지역에 주택 두 채를 보유한 한 집주인은 약 10년간 유지한 대출을 오는 9월까지 갚으라는 통보를 받은 뒤 보유 주택 한 채의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중개 현장에서도 대출 상환과 내년 세 부담을 함께 계산해 매도 시점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4월 1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고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제도가 시행된 4월 17일부터 6월 30일까지 은행권에서 회수된 개인임대사업자 대출은 1078건, 2038억원이다. 같은 기간 만기가 돌아온 2309건, 5676억원 가운데 35.9%가 상환됐다. 은행들은 예외 사유가 없는 대출의 연장을 전산 단계에서 강하게 제한하고 있다.
상환 압박이 곧바로 급매물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11일 기준 6만2789건으로 한 달 전 6만1475건보다 2.1% 늘었다. 올해 초 5만 건 수준이던 매물은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둔 3~4월 7만~8만 건까지 증가한 뒤 다시 줄어 6만 건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상환 여력이 있거나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찾는 집주인도 있어 단기간에 뚜렷한 통계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 여력이 큰 강남권에서도 가격을 낮춰 서둘러 팔기보다는 향후 보유 비용을 비교하며 매도 시기를 재거나 자녀 증여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인된다. 시장의 분기점으로는 내년 상반기가 거론된다. 대출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주택 수를 줄이려는 물량이 나올 수 있다. 매도가 늘어날 경우 자산가치가 높은 주택을 남기고 외곽이나 선호도가 낮은 지역의 주택부터 처분하려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