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총량규제에 직업·담보별 문턱 갈렸다
핵심 요약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일반 직장인과 나홀로 아파트 입주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5대 은행의 전문직 대출 잔액은 한 달 새 745억원 늘어난 8조5121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증가 속에 은행 대출 여력이 전문직과 대단지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상에 집중됐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은행권의 선별 대출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소기업 2년 차 직장인 A씨는 월 250만원의 급여를 받고 연체 이력도 없지만 생활비 목적의 신용대출을 거절당했다. 서울 마포구 한 동짜리 아파트에 청약한 30대 B씨도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중도금 대출 은행에 잔금대출을 문의했으나 취급을 확답받지 못했다.
일반 고객의 대출 창구가 좁아진 상황에서도 전문직 대출은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전문직 대출 잔액은 8조5121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45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5월 673억원, 6월 1458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은행들은 의사·변호사·변리사·회계사·세무사 등을 대상으로 별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운영하며 한도와 금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단지 규모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9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3064세대 규모의 디에이치방배에 각각 1000억원의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했다. 경기 수원시 2178세대 규모의 매교역 팰루시드에는 5대 은행이 모두 5000억원을 취급하기로 했다. 대단지는 한꺼번에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거래가 활발해 담보가치 평가와 부실 발생 시 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거래 사례와 잠재 고객이 적은 소규모 단지나 나홀로 아파트는 한정된 대출 한도 배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은행권은 담보의 위치와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안전성이 높은 고객과 담보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5대 은행의 2분기 말 무수익여신은 6조4108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65억원보다 28.1% 급증했다.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되는 등의 무수익여신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