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인 은행, 흔들리는 고객 신뢰
핵심 요약
은행들이 보증 제한과 자체 한도 축소, 금리 인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생활 기반과 정책금융 창구 역할을 해 온 은행은 반복된 금융사고로 신뢰가 약화됐다. 갑작스러운 대출 조건 변경이 고객과 은행의 관계를 다시 흔들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갑작스럽게 줄이고 금리까지 올리면서 자금 계획을 세운 고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주택 구입을 준비하던 차주에게는 거시적인 부채 관리보다 실제로 빌릴 수 있는 금액과 이자 부담이 더 직접적인 문제다. 오랜 기간 생활 가까이에서 신뢰를 쌓아 온 은행이 정작 핵심 업무인 금융에서 고객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MCI와 MCG 보증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대출 가능 금액을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은 대출 한도를 정부가 정한 수준의 절반인 3억원으로 제한하고 금리도 인상하기로 했다. 이미 주택 매입과 자금 조달 일정을 준비한 고객에게는 갑자기 달라진 조건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은행의 결정이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방향과 맞물려 있더라도, 당장 돈이 필요한 고객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은행은 수십 년 동안 금융 거래를 넘어 지역 생활의 기반 역할도 맡아 왔다. 서울의 역과 횡단보도 앞 주요 지점에 자리한 점포와 ATM 공간은 무더위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장소였고, 일부 점포는 시민에게 더위를 피해 가라는 안내문도 붙였다. 정부 재원으로 운영되는 햇살론 등 서민정책금융 상품을 취급했으며, 민생소비쿠폰 배포 당시에는 주민센터보다 은행 창구가 더 붐비는 모습도 나타났다.
생활 속 접점과 달리 은행에 대한 평가는 이자 수익 중심의 영업, 반복되는 금융사고, 대출 한도와 금리 문제로 악화돼 왔다. KB국민은행의 홍콩 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파생결합증권 사태, 신한의 라임 사태는 불완전판매 논란과 함께 은행의 신뢰와 동행 이미지를 훼손했다. 여기에 예고 없이 체감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은행이 고객과 쌓아 온 관계를 본업에서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