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속도 조절 주문…외교·통일 시각차 노출
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부의 평화공존 정책과 공식 국호 사용 구상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남북한·미국·중국의 4자 대화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아직 조율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외교부와 통일부의 대북정책 시각차가 다시 드러난 가운데 통일부는 기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평화공존 정책 구상에 거듭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 구상의 현실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대북정책을 둘러싼 정부 내 시각차가 다시 드러났다.
정 장관은 남북이 서로의 공식 국호를 부르는 방안을 상호 존중과 호혜 협력의 첫 실천 조치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표현이 정쟁의 빌미가 되면 정책 취지와 달리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며 충분한 고민을 당부했다. 북한을 ‘조선’으로 호칭해 논란이 빚어진 일도 언급했다. 9·19 군사합의의 선제 복원에는 우리 측 선의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내용이 곧바로 승인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양시에 추진하는 동북아평화자료원을 둘러싼 악의적 왜곡과 조작에는 강력히 대응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조 장관은 통일부의 4자 대화 방안을 아직 조율되지 않은 이상적 구상으로 평가하며, 과거 3자·4자·6자 회담은 참여국 구성과 여건이 각각 달랐고 현재는 특정 대화 틀을 앞세울 단계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지난해 한미 외교당국의 대북정책 정례협의 가동을 계기로 정책 주도권을 놓고 긴장을 보인 뒤 차관급 소통 채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업무보고와 후속 브리핑에서 서로 다른 판단이 공개되면서 이견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통일부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인내심을 갖고 평화공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라는 대통령의 당부를 이행하겠다는 기조로 내부 대응 방향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