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호칭·주적 표현 개편에 제동…부처 이견도 표면화
핵심 요약
통일부가 북한 호칭을 ‘조선’으로 바꾸고 ‘주적’을 ‘위협’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표현 논란이 정쟁으로 번져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추진을 주문했다. 남북미중 4자 대화 구상을 놓고 통일부와 외교부의 조율 부족과 시각차도 드러났다.
통일부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공식 호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바꾸고, ‘주적’이라는 표현을 ‘위협’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책의 가치와 별개로 표현이 정쟁의 빌미가 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며 신중한 추진을 주문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상대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대결과 혐오의 언어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는 한편 올해 말 발간 예정인 국방백서의 관련 표현도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사용했던 ‘위협’ 등으로 고치자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좋은 가치와 이상을 담은 정책이라도 특정 표현이 논란에 휩싸이면 당초 취지와 달리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식 용어로 인식되는 ‘조선’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과 정치권의 공방 가능성을 고려해 추진 속도를 조절하라는 의미다.
대화 구상을 놓고 통일부와 외교부의 시각차도 다시 드러났다. 정 장관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북미중 4자 대화와 북미·남북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를 부처 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이상주의적 희망으로 규정하며 평가를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통일부 안의 상당 부분이 논의와 합의를 마치지 않았고, 업무보고 내용이 그대로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