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구상 잇단 충돌…통일부 정책 조율 시험대
핵심 요약
통일부의 평화체제 전환 구상이 정부 내 조율 논란에 부딪혔다. 북한 호칭과 ‘적’ 표현을 놓고 통일부와 국방부·대통령실의 견해차가 드러났다.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처 및 관련국 협의가 과제로 떠올랐다.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통일부의 대북 구상이 정부 안에서 잇따라 제동에 걸리고 있다. 평화체제 전환과 북한 호칭 변경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외교부·국방부와 견해차가 드러나면서, 한반도 정책의 일관성과 부처 간 조율 문제가 통일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통일부는 지난 5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고,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평화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외교 당국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4자 회담은 당사국 간 공감대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구상의 공개 시점과 추진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대북 인식에서도 간극이 확인됐다. 통일부는 북한이 호응한다면 ‘적’이라는 표현을 상호 폐기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북한의 공식 국호를 사용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반면 국방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 군의 적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역시 북한의 호칭을 바꾸자는 제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한반도 평화 구상이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공개될 경우 외교적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일부는 대화 여건이 열악하더라도 기회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태도다. 다만 정책적 의지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외교·안보 부처와 공통된 메시지를 마련하고, 관련국과의 협의를 거쳐 추진 구상의 현실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