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마약동아리’ 별건 직접수사 제동
핵심 요약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범죄를 별도로 인지해 수사·기소한 절차가 위법하다는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대학생 A씨와 대학병원 의사 B씨에 대한 공소기각 원심을 유지했다. 송치 서류에 두 사람의 범행이나 공범 관계가 없었던 점이 직접 관련성을 부정한 핵심 근거가 됐다.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별도 범행을 검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하고 기소한 절차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는 1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A씨와 대학병원 의사 B씨 사건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와 B씨는 대학 연합동아리 ‘깐부’ 회장 등에게서 필로폰과 MDMA, 대마 등을 사들여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검찰의 수사 개시와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효력이 없다며 1심을 뒤집었다.
사건의 쟁점은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을 수사하던 중 확보한 제3자의 자수서를 토대로 A씨 등의 범행까지 직접 수사할 수 있는지였다. 경찰이 넘긴 1·2차 송치 서류에는 두 사람의 범행이나 공범 관계가 전혀 적혀 있지 않았다. 담당 검사는 기존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자수서를 별도의 단서로 삼아 이들의 범행을 새로 인지한 뒤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검사가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대상을 부패·경제범죄 등 중요 범죄와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직접 관련된 범죄로 제한한다. 대법원은 이번 수사가 송치 범죄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연관관계 없이 별개 범행으로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검사는 법률상 수사를 개시하고 공소를 제기할 권한이 없으며, 그 공소제기 절차도 무효라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