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강제동원 유족 배상청구권 최종 인정
핵심 요약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의 일본제철 상대 손해배상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제철은 민모씨 가족에게 총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전까지 유족의 권리 행사를 막은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12일 피해자의 자녀 민모씨 등 가족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확정판결로 일본제철이 민씨 가족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액은 모두 8000만원으로 정해졌다.
민씨 등은 강제동원 탓에 가족의 보호와 부양을 받을 기회를 잃고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2019년 4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유족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권리 행사를 막은 객관적 장애가 있었다면 그 장애가 해소된 때부터 시효를 따질 수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64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한 것으로 여겨 오랫동안 소송을 포기해 왔다. 대법원은 2012년 개인 청구권이 협정으로 없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이 사건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8년 10월 30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확정됐다. 1심은 2012년을 기준으로 삼아 시효가 지났다고 봤지만, 2심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때까지 유족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결론을 뒤집었다.
2심은 강제동원 피해자가 국내에서 사법적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확실해졌다고 보고, 2024년 일본제철에 총 8000만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주심 오경미 대법관이 참여한 대법원 재판부가 이 판단을 유지하면서 유족의 배상청구권도 확정됐다. 민씨 측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기뻐했을 것이라며 소회를 밝히고, 일본제철이 판결을 받아들여 조속히 사과하고 보상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