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계 첨단기술 채용망 전방위 수사
핵심 요약
대만 당국이 첨단기술 인력의 불법 채용 혐의로 중국 기업 17곳을 수사했다. 수사관 330여 명이 64곳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114명을 소환했다. 대만은 중국의 기술·인재 확보 시도에 맞서 채용 규제와 산업스파이 처벌을 강화해 왔다.
대만 당국이 반도체와 첨단기술 분야 인력을 불법 채용하려 한 혐의를 받는 중국 기업 17곳을 상대로 대규모 강제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수사관 330여 명이 투입돼 관련 장소 64곳을 압수수색했으며, 기업 관계자 등 114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4월 시작된 중국 기업의 첨단기술 인재 채용 사건 수사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다.
타이베이·신베이·스린·타오위안·신주·타이난 등 6개 지방검찰청이 공조한 이번 수사에는 중국의 IC 설계업체 궈커웨이전자, 디스플레이 칩 업체 선전퉁루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 주하이관위, 탄소섬유 복합소재 업체 장쑤아오성복합재료과기가 포함됐다. 쥐신커지와 쥐취안광뎬, 성메이반도체 상하이법인 등 반도체·전자·첨단소재 기업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수사 대상 기업들은 중국 자본의 실체를 감추기 위해 대만계 기업이나 해외 화교 기업, 외국계 기업처럼 꾸며 현지 거점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당국의 허가 없이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인력파견 회사를 거쳐 직원을 허위 파견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세계 산업 지형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대만 당국은 반도체 제조와 IC 설계 공급망에서 축적한 경쟁력이 조직적인 인재 확보 시도로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중심으로 고급 반도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안 경제 교류가 활발했던 2010년대에는 대만 인재들이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핵심 역할을 했고, SMIC의 량멍쑹 공동 최고경영자와 장상이 전 부회장도 TSMC 출신이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 자급과 기술·인재 확보에 힘을 쏟자 대만은 2020년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 이어 2021년 중국 본토 기업의 반도체 인력 채용을 전면 금지하고, 2022년에는 관련 행위를 경제적 산업 스파이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