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식용유 GMO 표시, 올해 말로 1년 당긴다
핵심 요약
당류와 식용유지류의 GMO 완전표시제 시행 시점이 올해 말로 1년 앞당겨질 전망이다. 식품업계는 장기 원료계약과 이력관리 체계 구축 때문에 단기간 대응이 어렵다고 반발한다. Non-GMO 원료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중소업체와 국내 제품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류와 식용유지류의 GMO 완전표시제 시행 시점을 2027년 12월 31일에서 올해 12월 31일로 1년 앞당기는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 8일 두 품목에 유예기간을 부여한 고시를 낸 지 한 달 만이다. 변경안이 확정되면 당류·식용유지류와 간장류 등 세 종류에 대한 제도가 올해 말 동시에 시행된다.
이번 제도는 완제품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GMO 원료를 사용했다면 이를 표시하도록 한다. 식약처는 5일 시행일 변경을 담은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원료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시행 시점 재검토를 지시한 데 이은 조치다.
식품업계는 이미 2027년 말 시행을 전제로 원료 구매와 설비 투자를 진행해 단기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옥수수는 통상 6개월, 대두는 약 1년 전에 구매계약이 이뤄지며 Non-GMO 원료는 파종 전 산지와 계약재배로 확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원료별 구분유통증명서와 수출국 정부발급증명서, 시험성적서를 마련하고 입고부터 출하까지 추적하는 이력관리 체계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원료 수급 여건도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와 옥수수의 90% 이상이 GM 품종이며, 국내 곡물자급률은 2024 양곡연도 기준 사료용을 포함해 21.6%, 식량 기준 옥수수 자급률은 4.3%다. Non-GMO 원료에는 프리미엄 가격과 최저 거래물량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중소·영세업체의 확보 부담이 크다. 정제식품은 성분분석만으로 GMO 사용 여부를 가리기 어려워 국내 업체의 서류·이력관리 부담이 커지는 반면 수입 완제품의 검증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MO 표시가 소비 회피로 이어질 경우 전환하지 못한 국내 제품의 자리를 수입품이 채워 소비자 선택지가 오히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