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장 멈춘 자리, 프랑스 미술로 채우다
핵심 요약
청주 문화제조창에서 마티스·로랑생·뒤피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세 화가의 회화와 삽화에서 대담한 색채, 은은한 인물 표현, 자유로운 선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옛 담배공장을 재생한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청주연초제조창을 재생한 문화제조창에서 앙리 마티스와 마리 로랑생, 라울 뒤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8일 오후 찾은 전시장에서는 마티스의 대담한 색과 형태, 로랑생의 섬세한 인물 표현, 뒤피의 경쾌한 풍경이 서로 다른 흐름을 이루며 관람객을 맞았다. 전시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진다.
마티스의 작품은 간결한 선으로 깊은 눈매와 짙은 수염을 드러낸 <자화상>에서 시작해 종이를 오려 인체를 단순화한 <푸른 누드>로 이어졌다. 파랑·빨강·초록·주황이 어우러진 <한 다발>과 말년의 대표작 <왕의 슬픔>에서는 강렬한 색채가 화면을 채웠다. 붓 대신 가위로 만든 인물과 식물의 형태를 통해 새로운 표현을 모색한 마티스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로랑생의 <가든파티>에는 푸른 소매와 갈색 옷을 입은 여인이 가느다란 선과 은은한 색으로 묘사됐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동명 단편소설을 위해 제작한 삽화로, 파티를 준비하던 소녀가 이웃 노동자의 죽음과 계층의 차이를 마주하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1930년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눈물에 빠진 앨리스와 여왕의 크로케 장면이 부드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펼쳐졌다. 화가이자 시인이었던 로랑생의 쓸쓸한 정서도 작품 속 여인의 눈빛에 겹쳐졌다.
뒤피의 노르망디 해안 그림에는 정박한 배와 펄럭이는 깃발, 해안의 집들이 파랑·빨강·노랑으로 생동감 있게 배치됐다. <마드리갈> 삽화에서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꽃을 든 여인이 자유로운 선으로 표현됐다. 바다와 항구, 요트와 음악회 같은 일상의 풍경을 즐겨 그렸던 뒤피는 시집과 책의 삽화에도 참여했으며, 전시장 아트북은 캔버스 밖 작업까지 보여준다. 옛 담배공장은 식당과 편의시설, 청주시청 임시청사, 전시장이 공존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시민의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