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 강타한 4t 로켓 잔해…규제 공백 부각
핵심 요약
스페이스X 팰컨9 추진체 잔해가 달 뒷면을 시속 8700㎞로 강타했다. 충돌 지점에는 지름 20~30m의 인공 분화구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달에 약 209t의 우주쓰레기가 쌓였지만 처리와 책임을 강제할 국제 규정은 없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2단 추진체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오후 3시 34분 달 뒷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추락했다. 무게 4t에 이르는 잔해는 시속 8700㎞로 달 표면을 강타했다. 충돌 직후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2015년 10월 미국 항공우주국 달 정찰 궤도선 사진에 없던 새로운 분화구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 에너지가 TNT 폭탄 3t 규모와 비슷하고, 달 표면에는 지름 20~30m의 인공 구덩이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추진체는 지난해 1월 민간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미션1’과 ‘리질리언스’를 발사한 로켓의 상단부다. 임무 종료 후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달에 떨어졌으며, 지구나 다른 탐사선의 활동에는 피해를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추락으로 달 표면에는 대형 로켓 잔해가 추가됐다. 1950년대 달 탐사가 시작된 뒤 현지에 남겨진 우주쓰레기는 약 209t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1969년 아폴로 계획 당시 두고 온 착륙선 기체와 각국이 방치한 탐사선 파편, 우주비행사들이 버린 배설물 봉투 등이 포함된다. 달 탐사 경쟁이 빨라질수록 장비와 잔해가 계속 쌓일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현행 국제 우주조약에는 지구 궤도 밖에 남은 우주 잔해의 사후 처리를 강제하거나 배출 주체에 책임을 묻는 조항이 없다. 잔해를 만든 주체가 분명한 이번 사례도 책임 부과가 어려운 규제 공백에 놓였다. 휴 루이스 영국 버밍엄대 우주공학과 교수는 규제 없는 개발이 이어지면 우주쓰레기가 앞으로 건설될 달 기지와 우주비행사의 생명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