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사, 절차 침해가 관건
핵심 요약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관련해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대한 고발 사건이 접수됐다. 단순한 정책 검토 요구를 넘어 출시 결론과 시점, 심사 생략을 강제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의 보고·연락 기록 확보가 형사책임 판단을 좌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출시 과정이 형사 사건으로 번졌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지난 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대검찰청이 사건을 접수했다. 시민단체도 최근 김 실장 등을 같은 취지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대검찰청 사건은 조만간 경찰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으며, 두 고발은 핵심 사실관계가 겹쳐 병합될 공산이 크다. 고발인들은 금융위원회가 위험성을 제기했는데도 김 실장이 상품 도입과 조기 출시를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준비가 급하게 진행됐으며 이를 막지 못한 점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해 방향 예측이 빗나가면 손실도 확대된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복리 효과로 손실이 쌓일 수 있고, 최근 증시 폭락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의 관련 상품 손실이 총 10조원대라는 추산도 제기됐다. 다만 정책 결과가 실패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으며, 통상적인 검토 요구를 넘어선 압력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수사에서는 김 실장이 출시 결론과 시점을 미리 정한 뒤 위험 검토나 심사 절차를 생략하도록 했는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2009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법정 지원 기준에 맞지 않는 사찰에 특별교부세가 지급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한 행위에 직권남용죄를 인정했다. 이번에도 대통령실과 금융위원회 사이의 보고·연락 기록을 확보해 금융당국의 독립적 판단과 법정 절차가 실제로 침해됐는지를 확인해야 형사책임 여부를 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