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2배 ETF 출시 두 달, 개미들 평균 손실 40% 넘어
핵심 요약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상장 두 달 만에 개인투자자 평균 손실률이 40%를 넘었다. 정부는 투자 한도 제한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 실패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발언에 비판이 일고 있다. 상품 출시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며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발동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퇴출을 요구하는 근조화환이 등장했다. 흰 리본에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퇴출!’ ‘2배 빠른 파산’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손실률이 4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투자자들의 패닉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5000만원이 반토막났다”, “한 달 만에 5억을 잃었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마트에서 ‘2배 사과식초’를 본 투자자가 “사과식초 레버리지”라며 자조 섞인 밈을 올리는 등 일상생활에까지 레버리지가 스며든 모습이다.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금융감독원장은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급등과 ‘서학개미’의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고안됐다. 올해 1월 구상돼 5월 상장됐지만, 그 사이 코스피가 5000대에서 8000대로 급등하며 투자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나드는 가운데, 이 상품의 리밸런싱이 장 마감 직전 이뤄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웠고, 올해 발생한 매도 사이드카 22차례 중 13차례가 상장 이후에 발동됐다.
정부는 오늘(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현금만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또 개인별 전체 투자금에서 레버리지 상품 비중을 제한하고 리밸런싱 시점을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 증시 변동성의 원인으로 개인 투자자의 역동성을 언급한 발언에 대해 투자자들은 정책 실패를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상장 첫날 거래액이 10조원에 달하고 개인 순매수가 2조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노후자금과 전세금까지 투입된 손실이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