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비핵 원칙의 미래엔 답 피했다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는 히로시마 원폭 81주기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의 향후 유지 약속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연말 안보 3대 문서 개정을 앞두고 핵무기 반입 금지 조항을 검토하고 있다. 피폭자 단체와 야권이 반발하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재검토를 둘러싼 견해가 갈리고 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81주기인 6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평화기념공원 추도식에서 일본이 비핵 3원칙을 현재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 참상을 겪은 유일한 국가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할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역대 총리들이 되풀이한 향후 유지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 추도식 뒤에도 원칙을 계속 지킬지 묻는 질문에 정부 정책을 지지한다는 답만 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만들지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안보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부터 반입 금지 조항의 재검토 필요성을 주장했고, 지난달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는 연말을 목표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개정 논의에서도 해당 조항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보유와 제조 금지는 법률의 뒷받침을 받지만 반입 금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정권 판단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게 총리실 내부의 인식이다.
역대 일본 총리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의 지속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5년 히로시마 추도사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가 피폭자 단체 면담과 사흘 뒤 나가사키 추도식에서 유지 방침을 확인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는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투하돼 약 14만 명이 희생됐고, 9일 나가사키에도 원폭이 떨어졌다. 일본은 같은 달 15일 연합국에 항복했다.
원폭 피해자 단체들은 추도식에 앞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미국과의 핵 공유 논의와 반입 금지 원칙 변경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핵무기금지조약 가입을 촉구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오는 11월 조약 당사국회의에 일본 정부가 옵서버로 참석하라고 요구했다. 야권은 연설에 미래의 유지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는 반입 금지 재검토를 공식 제안했지만 자민당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연말 안보 문서 개정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선택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