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비핵 원칙을 ‘정책 방침’으로 규정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히로시마 추도사에서 비핵 3원칙의 장래 유지 의지를 명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핵무기 반입 금지를 포함한 안보 정책을 재검토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안보 3문서의 연내 개정 과정에서 비핵 3원칙의 변경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평화 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을 현재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뜻은 명시하지 않았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81년을 맞아 원폭의 참상과 피해자들의 고통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할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도사는 1994년 이후 히로시마에서 비핵 3원칙을 계속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역대 총리들의 표현과 차이를 보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두 번째 집권 기간 내내 원칙을 견지하며 국제사회의 노력을 이끌겠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뒤를 이은 기시다 후미오·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원칙의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비핵 3원칙은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1967년 제창한 것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제조하지 않으며 일본에 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은 이를 국가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부터 세 항목 가운데 핵무기의 반입을 금지한 원칙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다카이치 정권은 종합 안보 전략인 ‘안보 3문서’의 연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핵 문제를 포함한 모든 정책을 금기 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는 기념식 뒤 기자회견에서 개정 문구를 미리 말하지 않겠다면서 비핵 3원칙을 ‘정책 방침’으로 견지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반입 금지에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정부 내부의 판단과 맞물려, 유사시 미국 핵미사일의 일본 반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원칙이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